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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인의 시 ]

함께 가는 길 / 박숙인

박숙인 2023. 3. 17. 17:40

 

함께 가는 길 / 박숙인

 

 

길 위에 길을 내어가는 어느 가을날이었지

백지영의 사랑 안 해" 노래를 들으며

뒤따라가다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났어

모처럼 가을 여행을 떠난 동행한 분들에게

이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웅성웅성 놀라서 모두들 곁으로 와서

살피는데 아픈 것은 뒤로 하고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지

모든 일정 접고

동행한 문우님들과 병원으로 이동하였다 

밤늦은 시간까지 4시간 기다리다 꿰매고

돌아가는 길

새벽 창가에 빗방울 소리만 들려왔다

9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날의 추억으로 결속된 우리들은

다가오는 4월에 남해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지

오늘은 그 생각에 가 닿아 

따뜻한 기억으로 머물러

길 위에서 피어난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었네.

 

 

2023.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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