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인의 시,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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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인의 시 ]

긴 오후 / 박숙인

박숙인 2023. 3. 16. 18:13

 

긴 오후 / 박숙인

 

 

가만가만 나를 부리려 길거리에 몸을 내밀고

매일매일 줄 서는 사이로 

20분가량을 분주히 걷는다

적당히 부는 바람길을 내어 가다가

까르르 웃는 연인들과 마주치는데

하나 같이 해맑기만 하다

어깨에 기대어

햇볕에 몸을 내어 주는 그들 속에

나를 스치는 것들

햇살과 바람과 그리고

그림자 뒤로

가끔 서성이던 

당신은 곁에 없고

쓸쓸하게 넘나드는..

긴 오후가 낯설다

 

 

2023,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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