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인의 시,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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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인의 시 ]

금요일 오후, 바람 저편에 / 박숙인

박숙인 2023. 3. 17. 17:37

 

금요일 오후, 바람 저편에 / 박숙인

 

보이지 않은 마음이어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후드득 쏟아지는 꽃잎 사이로

마음자리를 휩쓸고 가도

가슴에만 두고

긴 시간의 여행을 하고 있다고,

그렇게 무심한 듯 흘려보낸 세월이었지

그동안 안부조차 묻지 못한 그녀에게

긴 세월 참 미안했다

 

지금쯤 그녀는

봄날을 놓치기 싫어서

알뜰하게 시 한 편 쓰고 있지나 않을까,

한껏 고조되어

다시 널뛰는 마음을 다잡고 있지나 않을까,

아득하지만

안녕, 안녕 잘 지냈느냐고 이렇게라도 

편지를 쓰는 나를 이해해다오

보.고. 싶. 다.

 

 

2023,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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