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이향아 선생님 ] (20)
박숙인의 시, 그리고
가을 강물 소리는 / 이향아 이제는 나도 철이 드나 봅니다, 어머니 가을 강물 소리는 치맛귀를 붙잡고 이대로 그만 가라앉거라, 가라앉거라 타일러 쌓고 소슬한 바람 내 속에서 일어나 모처럼 핏줄도 돌아보게 합니다 함께 살다 흩어지면 사촌이 되고 다시 가다 길을 잃어 남남이 되는, 어머니, 가을 강물 소리에 귀기울이다가 지금은 내왕이 끊긴 일가친척을 생각하게 됩니다 가고 가면 바다가 벼랑처럼 있어 거기 함께 떨어져 만난다고 하지만 죽어서 가는 천당처럼 아득하기만 합니다 가을 강물을 보면 문득 용서받고 싶습니다, 어머니. 즐펀히 너브러진 물줄기가 심장으로 고여서 땀으로 눈물로 이슬 맺는 은혜 가을 강가에 서서 나는 모처럼, 과묵한 해 그림자 갈대그늘을 따라가면서 잠겨들면서 내 목숨 좁은 길을 사랑하고 있습..
세상의 후미진 곳에서 / 이향아 이 세상의 후미진 곳에서 나를 아직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나 보다 용서할 수 없음에 뜬눈의 밤이 길고 나처럼 일어나서 불을 켜는 사람이 있나 보다 즐펀히 젖어 있는 창문께로 가서 목늘여 달빛을 들여마시면 태기처럼 퍼지는 가까운 기별 나를 용서하지 않는 사람이 있나 보다 용서받지 못할 일을 내가 저질렀나 보다 그의 눈물 때문에 온종일 날이 궂고 바람은 헝클어진 산발로 우나 보다 그래서 사시철 내 마음이 춥고 바람결 소식에도 귀가 시린가 보다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 이향아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난다. 가을 청무우밭 지나서 상수리숲 바스락 소리 지나서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오소소 흔들리는 억새풀 얘기가 들린다 추억이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그래서 마냥 ..
세상의 후미진 곳에서 / 이향아 이 세상의 후미진 곳에서 나를 아직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나 보다 용서할 수 없음에 뜬눈의 밤이 길고 나처럼 일어나서 불을 켜는 사람이 있나 보다 즐펀히 젖어 있는 창문께로 가서 목늘여 달빛을 들여마시면 태기처럼 퍼지는 가까운 기별 나를 용서하지 않는 사람이 있나 보다 용서받지 못할 일을 내가 저질렀나 보다 그의 눈물 때문에 온종일 날이 궂고 바람은 헝클어진 산발로 우나 보다 그래서 사시철 내 마음이 춥고 바람결 소식에도 귀가 시린가 보다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 이향아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난다. 가을 청무우밭 지나서 상수리숲 바스락 소리 지나서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오소소 흔들리는 억새풀 얘기가 들린다 추억이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그래서 마냥 ..
고 김규화 한국현대시인협회葬 한국현대시인협회는 역대 이사장을 역임하신 분이 상을 당하셨을 때는 협회장으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김규화 명예이사장에 대한 장례는 당연히 한국현대시인협회장으로 하고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장례식장 103호에서 거행되었다 그리고 장지는 3년전(2020. 3. 15)에 서거하여 영면하고 계시는 대전현충원 묘역의 문덕수 부군(예술원 회원. 시인)의 곁에서 영면에 들게 된다 장례식은 2023. 2. 14 18:00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과 각 문인단체에서 참여해서 100여명이 참석하였다 고인이 맡고 있는 직은 현재 한국현대시인협회 명예이사장, 월간 「시문학 」발행인, 재단법인 심산문학진흥회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어 수많은 시인들이 고인과 가까이 교류하고 있어 많은 문인들이 참여하여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