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이만섭 시인 ] (33)
박숙인의 시, 그리고
배꼽 외 4편/ 이만섭
배꼽/ 이만섭 어느 날 목욕을 하다가 가만히 배꼽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몸의 한구석에서 내가 타고온 생의 매듭이 소라의 화석처럼 고스란히 굳어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안 보았으니 망정이었어요 당신이 물려준 소중한 유산인데 무심코 지냈다는 생각이 들어 슬몃슬몃 문질러 보았더니 지그시 문이 열리는 거였어요 거기 온탕이 하나 들어 있는데 나는 신이 나게 유영을 하고 어머니는 곁에서 빙그레 지켜보시고 계셨습니다 앗, 이렇게 포근한 추억을 여태껏 몸이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참 나는 몰랐습니다 가로등스탠드가 읽어주는 독서법/ 이만섭 밤의 주변이 독서 하기 좋은 이유는 가로등스탠드가 있기 때문이다 저녁이 오면 어둠으로 건너온 사물이나 기타 형상들이 제 위치에 놓여 있는 지 확인하고서 길부터 읽어준다 그리곤 습관처럼 차량이나..
[ 이만섭 시인 ]
2022. 11. 28.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