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인의 시, 그리고
조간 신문 / 이만섭 본문
조간 신문 / 이만섭
창을 건너온 아침 햇살아래
두 손으로 조간신문을 펴 든다
접혀있던 페이퍼의 양 날개에서
채 마르지않은 잉크의 수분이
확, 미립자로 날아든다
개중에 몇몇 날지 못한 냄새는
알갱이처럼 무릅 위로 주르르 내려앉아
자화상의 편린들로 불거진다
어떤 것은 이지러져 파닥이고
또 어떤 것은 해맑게 웃음짓는다
다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 가운데 질척이며 나딩구는 사연 하나가
어제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한다
하얀 수국이 창문 옆에서 해맑게 웃고있는데
우울한 소식들이다
우리는 이 아침에 왜 참회록을 써야 하는가
오늘이 내일 이 자리에 찾아 왔을 때
저 수국처럼 하얗게 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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