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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간 신문 / 이만섭 본문

[ 이만섭 시인 ]

조간 신문 / 이만섭

박숙인 2023. 2. 3. 20:17

조간 신문 / 이만섭

 

창을 건너온 아침 햇살아래

두 손으로 조간신문을 펴 든다

접혀있던 페이퍼의 양 날개에서

채 마르지않은 잉크의 수분이

확, 미립자로 날아든다

개중에 몇몇 날지 못한 냄새는

알갱이처럼 무릅 위로 주르르 내려앉아

자화상의 편린들로 불거진다

어떤 것은 이지러져 파닥이고

또 어떤 것은 해맑게 웃음짓는다

다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 가운데 질척이며 나딩구는 사연 하나가

어제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한다

하얀 수국이 창문 옆에서 해맑게 웃고있는데

우울한 소식들이다

우리는 이 아침에 왜 참회록을 써야 하는가

오늘이 내일 이 자리에 찾아 왔을 때

저 수국처럼 하얗게 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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